노후준비

평생직업

나무숲산 2006. 3. 8. 11:08

은퇴시기를 늦추고 평생직업을 가져라


 

입력 : 2003.06.07 13:15 11' / 수정 : 2003.06.09 13:54 58'

어느 초 가을 날 A은행의 연수원 뒷동산, 약간은 더운 듯한 날씨이다.

 안식년 휴가를 맞아 6개월 간 연수를 나와서 재충전의 기회를 맞은 중견 은행원들끼리 점심식사 후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인다. 왁자지껄하면서 박장대소하고 참으로 재미있어 보인다. 또 한편으로는 실질 정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심각해지기도 한다.

사람들끼리 최근에 지방의 지점장으로 근무하다 정년 퇴직한 지구력(58세)씨의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있다. 지방상고를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해서 혈기왕성하던 20세 시절에 함께 입사한 신입 여직원과 사고(?)를 쳐서 결혼한 덕에 장남이 38세. 그 장남이 또 최근 경향으로 비교해서 일찍(24세) 결혼하여 큰 아이가 벌써 중학교에 들어갔으니, 58세에 손자가 중학생이다. 구조조정의 와중에도 각종 조기 퇴직 압력에도 불구하고 뚝심으로 버티고 끝까지 정년을 채운 입지전적인(?) 선배인 셈이다.

물끄러미 웃고 이야기를 듣고 있는 중견은행원 장수원(42세) 과장. 은행에 들어온 지 벌써 21년이다. IMF쇼크 이전만 해도 은행에 들어와서 모나지 않게 묵묵히 자신이 맡은 일을 하면 정년(58세) 보장은 물론이고 지점장으로 퇴임하면 성대한 퇴임식과 함께 두둑한 퇴직금을 받아 넉넉치는 않지만 안정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다. 또 예전 같으면 앞으로도 그에게 16년이라는 안정된 직장생활이 남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장수원 과장이 그런 생각을 버린지는 이미 오래다. IMF쇼크 이후 구조조정의 와중에 주변의 친지들이 휘말리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제는 정년까지 근무한다는 것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그가 언제 불어 닥칠지 모르는 구조조정의 회오리로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자식 교육 문제이다. 비교적 일찍 결혼한 덕에 큰 아이가 벌써 중학교 3학년, 어떻게 하든 오래 버텨야 하는 데, 과거의 관행대로 되면 작은 아이들까지 결혼시킬 때까지 현직에 버틸 수 있었건만. 지금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육비 걱정, 자녀 키우기에 대해 한시름 던 지구력 지점장이 정말 부럽다는 생각이다.

▣ 고령화 시대의 노후생활자금 부족 문제 해결법? 은퇴시기를 늦추라!

많은 재테크 칼럼을 읽어 보면 가장 훌륭한 자녀 교육비 마련 대책이라든가 노후생활 자금 마련 방책으로 꾸준한 저축 및 예금, 그리고 보험가입 등을 꼽는다. 당연하다. 하지만, 가장 훌륭한 가족부양과 노후설계 대책은 본인의 은퇴 시기를 늦추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자녀의 학교 진학이나 결혼시기에 부모가 현직에 버티고 있으면 자동으로 해결(?)되는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가 여기서 말하는 은퇴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반드시 현 직장에서 60세까지 버티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아닌 ‘평생직업’의 개념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정년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였던 나이가 들면 하기 어려운 중노동에 해당하는 일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 요즘은 대부분의 노동이라는 것이 컴퓨터 클릭과 타이핑으로 끝난다. 나이가 들었다고 못하는 게 아닌 것이다. 아울러 자신이 평생 종사했던 분야의 연관된 일을 개발해서 한다면 은퇴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눈높이를 낮추더라도 어떻게든지 할 일을 찾는 것이 안락한 노후생활을 보내는 첩경이다.

▣ 진정한 제1호 자산,자기 자신에 투자하라.

“젖은 낙엽”처럼 아무리 쓸어도 쓸려 내려가지 않고 버티는 것이 보통 맷집과 정신력을 갖고 하기가 어려운 일이긴 하나, 아무리 이러한 노력을 기울인다 하더라도 여러 가지 여건상 퇴직 시기를 늦추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퇴직시기를 늦추려면 한 가지 해야 할 일이 있다. 자기계발 노력을 꾸준히 하면서 자신의 상품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또 후배들에게 자리만 축 내는 직장상사의 모습을 보여서도 안 될 것이다. 은퇴시기를 늦추려면 그만큼 자신의 몫을 해낼 수 있도록 계속적으로 연구하고 노력하는 일이 전제 되어야만 한다는 뜻이다.

▣ 재취업을 통해 평생직업의 시대에 적응하라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이자소득보다 근로소득이 더 가치가 있다.예를 들어 요즈음 금리로 이야기하자면 10억원을 은행에 맡기면 월 300만원 정도의 이자(세후)를 간신히 받는다. 이를 거꾸로 말하면 월 300만원선의 근로소득을 올리는 것은, 금융자산을 10억 정도 굴리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갖는다는 의미이다.

요즘 일반 기업체에선 정년이 사실상 50대 초반으로 앞당겨질 정도로 중·노년층의 고용불안은 심각하다.적당하게 목돈을 모아 이자소득으로 편안하게 살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따라서 퇴직을 하면 어떻게든지 새 직장을 구해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을 얻을 수 있는 기간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좋다.

평생직장의 시대는 가고 평생직업(life time job)의 시대가 왔다. 전직,재취업에 대비해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를 시작하자.

(임동하 하나은행 웰스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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