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살부터
준비해야 할 노후대책 일곱가지
김동선
지음 / 나무생각 / 2005년 11월 25일
제
아버지 때만 해도 나이 40이면 이제 지나 온 인생을 정리하면서 황혼의 세계로 들어 갈 준비를 할 때였죠. 그러나 급속도로 발전해 가는 과학,
의료기술과 주거환경, 풍부한 먹거리 등이 인간을 점점 더 오래 살도록 만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나이 80이 인간 수명의 평균치가 된 세상을 만났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나이 40이면 이제 겨우인생의 반을 보낸 거죠. 어찌 보면
예전사람보다 거의 20여 년이란 삶의 선물을 거저 받는 것이나 다름없는 엄청난 축복입니다. 그러나 저를 포함한 요즘 40대들은, 50대 초반은
말할 것도 없고, 마치 낭떠러지를 향해 달려가는 기차에 타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사회의 생활 구조와 경제적인 여건은 과거 1960~70년대, 평균 생존 나이 60 인생의 세계이면서, 인간의 삶만 20년을 더 늘어났기 때문은
아닐지. 덕분에 건강, 의료분야에서 종사하는 분들에게는 황금어장이 새롭게 하나 생긴 거죠.
지금의
40, 50대는 1000M 달리기 시합 중, 갑자기 경기 룰이 바꿔 1,500M를 달려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들의 체력과 알고 있는
지식은 기존 1,000M 달리기를 위한 것들인데 말입니다.
이
책은 이와 같이 급조된 경기 룰에 의해 안절부절 못하는, 저와 같은 나이 40대들에게 인생 80을 위해 살아갈 때 알아야 할 새로운 룰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경기에 참여할 때 주의하거나 관심을 갖고 바라 봐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이
책이 기존에 나와 있는 노후 관련 서적들과 다른 점은 개념적인 내용보다는 실제로 노후생활을 하면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독자에게 주고자
노력했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책의 각 파트마다 노후 생활을 위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들을 함께 제시합니다. 예를 들면 연금의 차이와
활용법, 실버타운의 현황과 비용, 너싱홈을 운영하는 업체, 활성산소를 줄이는 방법, 재테크를 할 때의 주의 사항 등. 저도 이 책을 보면서 이런
내용들은 따로 정리해 놓았습니다. 나중에 필요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저자는
서문에서 많은 사람들이 노후자금, 재테크 등 돈과 관련된 일에만 온 정신을 다 쏟고 있는데, 그것은 좀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물론 돈은
필요합니다. 당연히 어느 정도는 있어야겠죠. 하지만 돈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거죠. 인생의 남은
20~30년을 안정되게 살기 위해서는 돈, 즉 노후자금이란 문제 이외에 삶의 여러 가지 다른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들은
<안정된 재정>이외에 건강을 유지>, <자녀와 친구되기>, <언제나 함께하는 부부>, <나와 남을
위한 사회참여>, <즐거운 취미생활>, 그리고 <죽음에 대한 준비> 입니다.
우선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부자가 되려면, 행복을 만끽하려면, 또 무엇인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 가기 위해서는 우선 건강해야 되니까요. 저자는
건강을 위해 몇 가지를 제안합니다. 자주 움직이되, 활성산소를 조심하고, 쌀밥이 보약이니 많이 먹되, 가능하면 칼로리를 제한하자. 스트레스를
피하지 말고, 자주 웃고(비타민Smile), 여행을 즐기자. 금연과 적절한 음주가 필요하며 단골 의사를 찾아라. 그리고 건강검진을 받아라.
중요한 것은 이성에 대한 관심은 나이를 불문하고 정당하다고 합니다
그
다음에 노후
자금>입니다.
돈 없으면 늙어서 더 서럽기 때문에 지금부터 노후자금 계획표를 세워야 한다고 합니다. 국민연금과 함께 개인연금도 준비하고 자신에게 맞는 재테크를
터득하라. 평생 일할 결심을 하는 것이 좋으며 창업도 준비하고, 이를 위해 지식과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라. 주택은 자녀에게 물려 줄 것이 아니라
당신의 노후자금이다. 노후에 어디에서 살 것인가를 생각해 보고, 서로 함께 사는 유연성을 길러라.
자녀와의
관계>는
행복한 노후를 보내려면 자녀와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늦기 전에 자녀와 대화하면서, 그들에게 돈이나 유산보다는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라.
그리고 심적으로 자녀로부터 독립하면서 자녀와 노후 사이에서 합리적 균형을 찾아라.
부부
관계>는 배우자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나 홀로 보내는 노후에 행복은 없다. 이를 위해 인생 80년 시대에 맞는 역할 파괴와 공유가
필요하다.
사회참여>는
이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왔기 때문에, 직장이나 그 동안 속해 있던 사회를 떠나 새로운 친구를 만들고, 과거처럼 직책이나 직위가
없더라도 자신만의, 이름 석자만 적힌 명함이라도 준비하라. 특히 자원 봉사는 노후 행복 통장이므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제 여유와
경륜의 상징인 주름살을 사랑하자.
취미생활>은
당신에게 주어진 축복의 7만 시간을 잘 활용하는 중요한 생활이다. 자신만의 취미생활을 통해 남은 7만 시간의 공포에 대비하라.
죽음
준비>는
이제 행복한 이별을 준비하자. 죽음을 인정하고, 유언장 쓰기를 시도해 보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자. 그리고 이를 통해 기승전결이 아닌
기승전전의 인생을 살아라.
이
책을 읽고 제 자신을 한번 살펴 봤습니다. 다행히도 대부분 조금씩이나마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건강
유지>를
위해서는 주 4~5일 정도 Fitness Center에서 40분 정도 자전거를 타거나 런닝머신에서 달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금년의 목표는
30분을 쉬지 않고 달리는 것입니다. 영양 균형을 위해서 영양요법의 대가인 대학교 선배님의 처방에 맞춰 매일 일정량의 영양강화식품을 먹고
있습니다. 특히 이 분의 처방은 제 귀가 완전히 고장 났을 때, 그나마도 보청기라도 끼고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귀를 회복시켜 준
처방입니다. 그리고 최소한 하루 두 끼는 꼭 밥을 먹고요. 하루에 두 번 천연식초를 주스에 타서 마십니다. 밤에는 가능하면 아무 것도 안
먹으려고 합니다. 휴일인 토, 일요일만 빼고요. 그리고 매년 건강검진을 통해 몸의 이상을 정기적 체크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담배를 끊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제인 것 같습니다.
자녀와
가까워 지기>
위해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자메시지로 자주 대화하고 만화책도 빌려다 주고, 휴일에는 최소한 1시간 정도 함께
이야기하거나 놀 거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만날 때마다 서로 꼭 껴안아 주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아버지학교란 곳을 수료했고, 그 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제 아이는 지금 고1 남자입니다.
언제나
함께 하는 부부 관계>를
위해 제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제 아내가 볼 때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몇 년 전 아내가 저에게 “당신이
가정을 위해 하는 일은 돈 벌어다 주는 것밖에 없어”
라고 하는 말을 듣고 충격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무엇인가 무척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요. 그래서 평일 퇴근 후 설거지, 휴일 집안
청소, 쓰레기 버리기, 빨래 널기, 가족의 생일이나 기념일 챙기기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그마한 집안일 하기가 ‘함께
하는 부부’
모습을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램이 욕심인지를 모르겠습니다만.
즐거운
취미 생활>면에서는
요즘 독서하는 데 푹 빠져 있습니다. 한 달에 대략 열 권 정도의 책을 보는 것 같네요. 그리고 읽은 책에 대한 서평이나 독후감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독서클럽의 안유석씨도 이를 위해 서평을 쓴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독서취미를 글쓰기로 연결시켜 보고자 합니다. 제
생각에는 글쓰기만큼 육체의 근육이 약해진 노후에 좋은 취미 활동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도 지속적인 뇌의 자극이 뇌세포를 새로 만들어
준다고 하니까요. 그리고 글쓰기가 약간의 수입과 추가적인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으면 더더욱 좋겠죠.
죽음에
대한 준비>는
아직까지 별도로 하고 있진 않습니다. 다만 죽음, 영성, 종교에 관련된 책을 보고, 기도를 통해 제 자신을 고요한 상태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엉성한 지식과 짧은 경험을 가지고 무엇인가 분석하고 판단하고 따져보려는 과거의 모습 대신, 내면의 소리를 들어 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회
참여>는
생각날 때마다 찾아 보고 있습니다. 제가 즐겁고 아낌없이 해 볼 수 있는 사회 참여 활동이 없나 해서요. 내년에는 어떤 일이든지 한 가지를
우선적으로 해 보고자 합니다.
재정>적인
면은, 55세까지는 직장생활을 하고자 합니다. 그 때까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내야 할 것 같아서요. 그러면 국민연금, 퇴직연금 수익이 생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70까지 일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볼까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면 육체적인 힘은 떨어지겠지만 대신 지식과
경험, 인생과 사람에 대한 이해, 포용력 및 사고력은 높아 질 테니까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일을 찾고자 합니다. 젊은이들과 경쟁하지 않는
노년만을 위한, 노년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찾아서요.
하지만
이 글은 쓰면서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족하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더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고요. 남은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빠진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노후 준비란 나이들어 가진 것 없고, 의지할 곳 없는 ‘노후’를
위해
마치 개미가 여름 날 땀을 흘리고 음식을 장만하는 것처럼 어려운 시절을 대비하여 미리 준비하자는 방어적인 대비책이 아니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였으면 합니다.
그래서
살아 있는 육체를 가진 덕분에 만지고, 맛보고, 느끼고,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20~30년이란 시간을 남을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 또
남이 시켜서가 아닌 제 스스로가 좋아서 하는, 제가 원하는 일을 하는데 사용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모든 활동이 제가 바라고 있는
10년, 20년, 30년 후의 제 모습 속에서 자연스럽게 융화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